[감성낙서] 네번째 -바람이분다-

감성낙서 2014. 10. 1. 01:01


바람이 분다 
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 
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 
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 

하늘이 젖는다 
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 
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 
내게서 먼 것 같아 
이미 그친 것 같아 

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 
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 
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 
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 

바람이 분다 
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 
여름 끝에 선 너의 
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 
다 알 것 같아 

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 
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 
사랑은 비극이어라
그대는 내가 아니다 
추억은 다르게 적힌다 

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 
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 
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 
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 
머리위로 바람이 분다 
눈물이 흐른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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